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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탄생

빅뱅의 순간에는 너무나 뜨거워서 자연을 지배하는 네 가지 힘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었다. 빅뱅 후 10~35승초가 되자 중력이 가장 먼저 갈라져 나온다. 그다음 양성자를 묶는 강력이 분리되고, 차례대로 분자를 결합하는 전자기력과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는 약력이 분리된다.

물질의 탄생

극도로 뜨거운 온도 속에서 물질과 빛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빛이 입자와 반입자를 만들었다가 다시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 빛으로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고, 물질의 기본 입자인 쿼크(quark)와 전자가 뒤얽혀 펄펄 끓는 수프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 빅뱅 초기에는 입자가 반입자보다 10억 개당 1개꼴로 많아서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 소멸해서 사라지고 입자만 남아 이 우주를 만든다. 만약 입자와 반입자 수가 같았다면 우주에는 아무런 물질도 남지 않아 우주 자체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력이 쿼크 3개를 모아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고, 양성자와 중성자가 합쳐져 수소와 헬륨 핵을 만든다. 이때 만들어진 원자핵 중 90%는 수소가 되고 10%는 헬륨이 된다. 이것은 우주배경복사와 함께 빅뱅 이론의 강력한 증거가 된다. 고온에서 전자는 속도가 빨라 원자핵에 포획되지 못한다. 전자의 바다에서 빛이 전자와 부딪쳐 산란을 일으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므로 우주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상태가 된다. 이후 38만 년 동안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 그러다 우주 온도가 2700℃쯤 되자 전자가 원자핵에 포획되어 빛이 전자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직진해 투명한 우주가 된다. 이것이 태초의 빛으로 현재 우주배경복사로 관측되었다.

별의 탄생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3000만 년이 지나자 우주 공간에서 수소와 헬륨이 미세하게 밀집된 지역에서 중력이 가스 구름을 만들며 회전을 시작한다. 이것이 최초의 원시 은하계다. 원시 은하계 내의 가스 구름 속에서 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뭉치기를 거듭해 크기가 커지고 압력이 증가한다. 그러다 온도가 1000만℃에 이르자 수소 원자 4개가 헬륨 원자 1개가 되는 핵융합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최초의 별이 탄생했다.

별의 죽음

별들은 핵융합을 하며 밝게 빛나는 주계열성 단계에서 일생 대부분을 보낸다. 별 내부의 수소가 다 타서 헬륨으로 바뀌면 다시 중력 수축에 의해 온도가 올라가면서 헬륨이 탄소로 변하는 핵융합을 시작한다. 이후 탄소가 핵융합을 해 산소를 만들고 철까지 만들면 더 이상 핵융합을 하지 않는다. 이때 별은 초신성 폭발로 자심이 지닌 원소를 우주에 뿌리며 생을 마감한다. 이때 뿌려진 탄소·산소·인 등의 원소가 다시 별과 행성, 우리 몸을 이루는 재료가 된다. 그러니 우리는 별에서 와서 별로 돌아가는 것이다. 별의 마지막 모습은 질량에 따라 다르다.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은 탄소에서 더 이상 핵융합을 하지 못하고 탄소 덩어리인 백색왜성으로 남는다. 우리의 태양도 50억 년 후에는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 지구까지 집어삼킨 후 우주 공간에 하얗게 빛나는 지구 크기의 백색왜성이 된다. 태양 질량의 10배가 되는 별은 초신성 폭발 후 양성자와 전자가 합쳐진 상태인 중성자별로 변하고, 태양 질량의 15배가 넘는 별은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로 변한다. 별의 수명은 질량에 따라 다르다. 별은 질량이 클수록 중력이 커서 급격하게 핵융합을 하므로 수명이 몇백만 년 정도로 짧고, 태양 크기의 별은 100억 년까지 산다. 이 우주에는 태양 같은 별이 1000억 개가 모여 은하계를 이루고, 이런 은하계가 1000억 개가량 있다. 별이 지구 같은 행성을 3개만 가지고 있어도 이 우주에는 어마어마한 행성이 존재하고, 그 행성이 달 같은 위성을 2개만 가지고 있어도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관측 가능한 이 우주의 크기는 지름 930억 광년이다. 누가 아는가? 이런 우주가 1000억 개쯤 있는지…. <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라고 말했다.

우주의 종말

사람이 나면 죽듯이 우주도 죽는다. 우주가 어떻게 죽을지를 결정하는 요소는 물질이 만드는 중력과 암흑 에너지가 만드는 척력(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미는 힘)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중력과 척력이 벌이는 줄다리기와 비슷하다. 물질이 많으면 중력이 척력을 이기고 다시 한 점으로 수축하기 시작한다. 이를 빅 크런치(big crunch)라 부른다. 암흑 에너지가 많으면 척력이 중력을 이기고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한다. 현재 우주는 암흑 에너지에 의해 가속 팽창하고 있으므로 은하 간 거리는 계속해서 멀어진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우리 은하계에서 밤하늘엔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하늘이 되고 만다. 우리 은하마저 별을 만드는 재료가 떨어져 별 생성이 멈추고 절대영도까지 내려가면 물질은 찢겨 기본 입자로 남고, 우주는 열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우리 우주의 종말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138억 년을 기다려 별에서 태어난 소중한 존재다. 단 한 번뿐인 생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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