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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서울 공착장.

새로운 철도의 날이 태어나다

기차가 첫 기적을 울리기 다섯 해 전인 1894년 음력 6월 28일 (양력 7월 20일)을 철도의 날로 새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철도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경인선 개통일, 전차 영업 개시일 등이 철도의 날로 거론됐다. 스스로 나라의 뼈대를 세워보려 애쓴 갑오개혁, 그 노력 속에 철도국도 있었다. 단 3명뿐인 조직이었지만 우리 땅에 우리 철도가 달리는 꿈을 꾼 최초의 철도 기관이다. 6월 28일, 새로운 철도의 날이 태어났다. 124년 만에 찾은 ‘철도 독립’이다. 갑오년의 노력은 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장(更張)에 머물렀지만, 그 ‘뜻’을 기억하기 위해 2018년 새 철도의 날을 제정했다.

자주성과 정통성의 확립, 철도 역사 다시 쓰기

<신(新)한국철도사> 역시 같은 이유로 편찬했다. 광복 이전의 철도 역사는 식민사관의 일본 입장으로 쓰였다. 이런 잔재를 청산해야 했다. 역사의 자주성과 정통성을 확립해야 했다. 이는 연구의 첫 번째 목적이었다. 동북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꿈꾸고 대륙 철도로 뻗어나갈 벅찬 희망을 품고 있던 시점이 아니던가. 우리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었다. “역사의 주인 입장에서 철도 역사를 다시 쓰고, 역사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과업이 무엇인지 깨닫자. 역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기보다는 과거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미래를 바로 볼 수 있다.” 우리 철도에도 고스란히 해당하는 말이다. 그렇게 2년여에 걸쳐 코레일, 철도시설관리공단, 철도협회, 철도문화재단이 손잡고 학계를 비롯한 철도 전문가와 국토교통부의 지지에 힘입어 <신한국철도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

개통 당시의 대전역.(좌측 상단) / 거리의 전차.(우측 상단) / (하단 좌측에서부터) 경인철도 당시 신조된 미제 화차. 신조하고 있는 국산 객차. 운전 중인 기관사.

철도가 남긴 흔적을 안내하는 책

<신(新)한국철도사>에는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역사를 다시 쓰려 했다. 시속 300km로 대한민국 산하를 누비는 KTX가 경제와 문화에 끼친 영향, 우리 민족 스스로 철도를 부설하려 했던 애달픈 노력 등 열차와 철도인이 만든 이야기로 채워졌다. 몸을 던져 아이를 구한 역무원, 열차와 승차권의 변천, 폐선과 폐역에 얽힌 사연 등 기차가 달리며 남긴 대한민국의 역사를 담았다. 포부에 못 미치는 아쉬움도 크다. 자주적 역사에 대한 의문, 내용의 일관성이나 구성 등 편집의 허점, 일제강점기 자료, 민중의 삶이나 인물의 발견이 부족한 점, 새로운 이야기의 부재 등 처음 의도한 바에 비해 곳곳에 헐거움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 책을 지렛대로 철도가 더욱 활발하게 연구되길 기대한다. 현장 직원이 바라본 철도, 기차역과 한국 건축사 등 활용하기에 따라 이 책은 다양한 소재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깊이 파고든 철도의 흔적을 살펴보는 안내서 정도는 될 것이다.
새로 쓰일 <신(新)한국철도사>에는 남북 대표가 베를린행 기차에 함께 올라 통일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또 미래의 철도를 이끌 젊은 철도인의 업적도 기록했으면 한다. 아울러 다음 근무자에게 넘겨주는 정갈한 손 편지 같은, 철도인의 소소한 이야기로 채워진 책도 나왔으면 한다. 새삼 배은선 역장의 <기차가 온다>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대륙호 전망차 내부. / 십자성호 명명식.

정선선 공사 현장. / 푸러 8형 탱크 기관차. / 평양 철도 사무소. / 정선선(여랑~구절리). / 협궤 열차 내 외국인 승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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