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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위기가 늘 도사리는 일상은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경계 지대가 된 지오래다. 특히 언론 보도를 통해 ‘묻지 마 폭행’ 같은 사건을 접할 때면 ‘호신술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도 호신술 배우기에 도전하는 한 방송인의 일화가 지난해 브라운관을 타기도 했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에게 주짓수를 배우는 모습이 그것.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자연스레 몸을 움직이고 테크닉을 시연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이 외에도 여러 방송인이 취미 생활이자 자기방어 훈련의 일환으로 주짓수를 배운다고 고백했다.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주짓수, 브라질 스타일로 만나다

주짓수는 일본의 전통 무예 유술(柔術)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전파되며 유러피언 주짓수와 브라질 전통 격투기인 발리 투두(Vale Tudo)와 결합한 브라질리언 주짓수 등 국가의 특색을 더한 방식으로 다양하게 변형되고 있다. 이 중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대표 격인 그레이시 주짓수(Gracie Jiu-jitsu)는 그레이시 가문에서 개발한 방식으로, 자신보다 훨씬 몸집이 큰 상대방의 공격에도 거뜬히 맞설 수 있는 여러 가지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남녀노소 관계없이 테크닉을 구사해 상대에 맞설 수 있다는 점. 이는 여성으로서의 제약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추고 있다.

맨손으로 나를 보호하라, 이스라엘의 크라브 마가

이제 주짓수가 제법 보편화된 호신술로 자리 잡았다면,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또 다른 호신술 크라브 마가도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셀프디펜스 중 하나다. 자기방어 자세와 맨손 격투술로 이루어진 훈련법으로, 영화 <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같은 액션 영화 속 고난도 무술의 기본기가 되기도 한다. 타인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대사회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으로 이 크라브 마가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마음의 평화”라고. 폭력 상황에 노출될 때면 두려움에 몸부터 굳기 일쑤지만, 자기방어 훈련을 받은 뒤에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기에 공포와 혼란 앞에서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요점이다. 막연한 두려움을 숨기고 긴장한 채 일상을 견뎌내는 것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호신술 하나쯤 배워두는 게 훨씬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힘이 약해서’, ‘발로 차고 손을 뻗는 행동은 낯설어서’ 등 갖가지 이유로 피하기보다 주체적으로 내 몸을 지키는 호신술 익히기에 도전해보자. 이는 누군가를 해치는 방식이 아닌 일상의 위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자 새로운 도전의 하나가 아닐는지.

Mini Interview

그레이시 주짓수 GrAcie Jiu-Jitsu

주짓수의 대가 그레이시 가문에서 직접 수련받은 ‘그레이시 주짓수’ 박준성 대표는 성폭행 예방법과 자기 몸을 지키는 무술로서 주짓수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Q 체력이 약한 여성도 남성을 제압할 수 있나요?

A 주짓수는 상대방과의 체격과 힘의 격차를 줄이는 데 최적화된 운동이라고 볼 수 있어요. UFC 경기에서 주짓수 기술을 이용해 자기보다 덩치가 큰 선수를 이긴 사건을 계기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고요. 최종 목적이 ‘살아남는 데’ 있는 무술이거든요. 상대가 나를 조르거나 올라타면 이를 방어하고 피해 빠져나오는 동작이 발달돼 있어요. 여성도 주짓수를 계속 수련하다 보면 일반 남자 정도는 막을 수 있죠.

Q 주로 어떤 동작을 배우나요?

A 싸우는 동작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저는 주로 폭력 예방을 목적으로 교육해요. 언어적·심리적·육체적 ‘경계선’을 세우는 능력을 가르치죠. 그 선을 아예 긋지 못하고, 싫은 걸 싫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특히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데, 놀림이나 폭력을 당해서 불쾌한 순간 그 즉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수 있게 훈련하죠. 여성의 경우는 부적절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저지하는 것이 주짓수 훈련의 목표예요.

Q 주짓수를 시작한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요즘 수강생의 절반 정도가 여성이에요. 수강생 한 분이 이전에는 혼자 해외 출장을 갈 때 주위에서 많이 염려했는데, 이제 “주짓수해요!”라고 말하면 다른 시선으로 본다고 하더라고요. 자신감이 생기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존감이 높아지면 자신에게 더 많이 투자하고 싶어지죠. 아이들 역시 주짓수를 배우다 보면 자신의 의사를 이전보다 확실하게 표현해요. 접촉하는 동작이 많아서 처음엔 어색해하기도 하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어요. 서로 도와야 동작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것보다 정신과 동작을 트레이닝하는 데 초점을 맞추거든요. 누구든 막상 시작하면 주짓수의 매력에 푹 빠질 거예요.

Mini Interview

크라브 마가 KrAv MAGA

이스라엘에서 크라브 마가 글로벌 단체의 전문 과정을 마친 ‘스쿨 오브 무브먼트’ 최하란 대표는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에 크라브 마가 훈련을 널리 알리고 있다.

Q 아직까지 크라브 마가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한데요.

A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셀프디펜스 프로그램을 학교나 단체에서 상용화하기 시작했어요. 대학교에서 교양체육의 일환으로 배우기도 하고요. 저는 크라브 마가를 테크닉이 아니라 체계라고 말해요.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모든 것, 즉 언어, 테크닉, 경계 설정, 위험 등을 확인한 뒤 피신하는 방법까지 다 갖춘 시스템이죠.

Q 어떤 동작으로 이루어지나요?

A 한 발은 앞으로, 두 손은 얼굴 앞에 들고 방어 자세를 취하는 핸드 디펜스 동작부터 킥이나 펀치를 통해 언제든 몸을 피하고 움직이는 보디 디펜스로 이뤄져요. 뒤에서 덮칠 때 빠져나가기, 칼로 위협할 때 저지하기 등 상황에 맞춰 연습하죠. 이때 고함을 지르거나 눈을 감지 않는 훈련도 같이 해요. 위험을 눈으로 확인하고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기 위해서죠.

Q 실제 상황에 맞춘 훈련이네요.

A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선 머리로 생각할 게 아니라 몸이 먼저 움직여야 하거든요. 지진이 나면 머리를 보호하고, 불이 나면 불이 났다고 소리 지르는 것처럼요. 실제와 비슷한 상황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춰 연습해요. 빙빙 돈 후 상대의 위협에 맞서는 과정이 있는데, 돌고 나면 머리가 어지러우니까 두려움에 정상적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과 비슷하죠.

Q 크라브 마가를 배우면 좋은 이유를 꼽자면요?

A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샌드백을 손으로 치고, 발로 차고, 때리는 동작에서 해방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전신운동으로 코어 운동, 유산소운동이 되는 효과는 덤이고요. 더불어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자기 존중감과 자신감, 삶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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