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Friendly, PDF & Email

사랑하는 당신!

1898년 8월 28일은 당신이 30년 전 첫 발령을 받은 날입니다.

까까머리에 아직 앳된 소년 모습이 채 가시지 않았을 선한 눈매의 당신 모습을 그려봅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 단발머리로 첫 출근을 한  나의 열아홉과 당신의 스물이 겹쳐 떠올라 

우리의 어린 날이 좀 서럽기도 하고 벅차기도 합니다.

 

설렘과 두려움으로 모든 것이 처음이었을 당신은 집채만 한 기차에서 이름도 생소한 기기들과 씨름했을 것입니다.

여리던 소년은 산처럼 높아 보인 선배들의 가르침과 지나가는 세월 속에서 잔뼈가 굵어지고

경력이 더해져 멋진 선배로, 사랑스러운 남편으로, 자랑스러운 아빠로 우리 옆에 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소주잔을 기울일 때마다 즐겨 찾는 안줏거리는 회사 이야기이지만,

당신의 젊음과 아버님의 청춘이 고스란히 밴 철도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교대 근무로 머리가 성성해지고, 중년의 나이를 넘어 훈장처럼 나온 둥그스름한 배,

코트를 날아다니며 벌처럼 쏘던 족구 실력도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누구보다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며, 아이에게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빠이자

후배에게는 닮고 싶은 선배 1위에 빛나는 (이건 내가 만들어봤음) 그런 사람입니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지만 당신은 경력이라는 단단한 능력을 장착하고 있으며,

위아래를 아우르는 넓은 아량이 있고, 무엇보다 아름답고 능력 있는 마누라가 있지요. (하하)

 

사랑하는 당신!

무엇 하나 꾸준하게 하는 습관이 부족한 내가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지금까지 변치 않는 두 가지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로또를 향한 기대입니다.

오늘 밤 당신의 교대 근무로 우리는 또 이틀 동안 이별할 테지만 다시 만나게 되면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드릴게요.

당신의 뜨겁고 즐겁고 지난하고 행복했던 30년의 시간 중 22년을 함께할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당신의 멋진 직장 생활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행복한 시간이 더욱 기대되는 오늘,

당신에게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글을 띄웁니다.

이단우 사우 가족.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