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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전거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 있다. 유년 시절 아버지에게 자전거를 배울 때 아버지가 뒤에서 잡고 있으리라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이내 뒤로 멀어지는 아버지 모습에 갑자기 밀려오던 두려움, 두 다리의 힘만으로 페달을 굴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의 짜릿함, 위태위태하게 전진하다 이내 고꾸라져버린 순간의 아찔함. 진하게 새겨진 이러한 추억만큼이나 헤어나오기 힘든 자전거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MTB 선수이자 부산기관차승무사업소 김동만 기관사가 전하는 자전거의 진정한 매력을 함께 느껴보자!

글과 사진 신기훈 기자(부산경남본부 부산기관차승무사업소)

베테랑 기관사이자 에이스 MTB 선수,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겨울이 시작될 무렵, 필자는 한 해 고생한 MTB를 정비하려고 자전거 숍에 들렀다. 때는 퇴근길이었으며, 그날 난 퇴근길에는잘 입지 않는 근무복을 입고 있었다. 때마침 근무복에 새겨진 한국철도 로고를 숍 직원과 사장님이 보고 말았다. 그 순간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들어왔다. “혹시 한국철도 김동만 기관사를 아십니까?” 그렇게 우연의 연속으로 시작된 이야기 속 주인공 김동만 기관사의 업적은 두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라웠다. 한국철도 내에서 베테랑 기관사로만 이름을 알린 그는또 다른 세계에선 MTB 선수이자 전국 최고 프로였다. 자! 그럼 두 얼굴을 가진 김동만 기관사의 매력을 속속들이 파헤쳐보자.

기자 김동만 기관사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동만 기관사(이하 김) 안녕하세요, 사보 독자 여러분!
부산기관차승무사업소 기관사 김동만입니다. 저는 1993년 9월 1일에 임용되어 지금까지 약 26년간 한국철도에 몸담고 있습니다.
2003년 기관사 등용 시험에 합격한 후 디젤 차량 운전면허, 제1종 전기 차량 운전면허, 제2종 전기 차량 운전면허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ITX-새마을 열차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기자 MTB에는 언제, 어떤 계기로 입문했나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업적이 궁금합니다.
과거 오토바이 레이싱 선수 생활을 하다 가족의 반대로 접게 되었고, 탁구와 달리기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부산기관차 MTB’ 동호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두 바퀴에 대한 로망과 스피드에 대한 갈망을 MTB가 충족해주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MTB 대회를 알게 되었고, 2016년 ‘대구 익스트림 대회’에서 처음 1등을 했습니다. 2017년에는 21개 대회에서 입상했고, 2018년에는 새로운 도전인 로드 사이클을 병행하며 각종 대회에서 1위를 석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등 아홉 번, 2등과 3등은 열여덟 번 입상했고요.

기자 2017년에 큰 상을 수상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상입니까?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한자전거연맹(KCF), 한국산악자전거연맹(KMF), 한국산악자전거협회(KORBA) 이렇게 3개의 권위 있는 단체가 있습니다. 그중 한국산악자전거연맹에서 주관하는 대회는 대회 출전 시 국가 대표 선수들과 함께 달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수여하는 ‘남자 동호인 선수상’을 지난 2017년 수상했습니다. 매년 KORBA에서 6~8회 대회를 주최하는데, 각 대회 점수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에게 주는 상입니다.

기자 각 대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공략합니까?
국가 대표 선수를 제외하고 일반인 자격으로는 가장잘 타야 수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차마 쳐다보지도 못하던 상이었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체력 단련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몸을 만들었어요. 그 결과 약 5kg을 감량했고, 이후 대회에서는 거의 날아다녔죠.(웃음) 또 대회 장소와 코스가 발표되면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 사전 답사를 합니다. 거리가 멀어 갈 수 없으면 유튜브를 보며 익혔고요.

기자 MTB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다른 스포츠보다 MTB만이 지닌 장점을 꼽는다면요?
MTB는 전국 방방곡곡의 아름다운 자연, 맑고 신선한 공기와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전국으로 뻗어 있는 우리 철도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 건강한 미래를 선물해줍니다. 또 기계(MTB)와 인간이 하나 되어 조화를 이뤄야만 합니다. 기관사의 업무 특성상 기관차와 하나가 되어야 철길을 안전하게 달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다른 스포츠가 경쟁, 스코어 싸움이라면 MTB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성장해나감으로써 거기서 오는 쾌감이 정말 좋습니다.

기자 김동만 기관사님께 MTB란 무엇입니까?
‘또 다른 얼굴’입니다. 제 온라인 닉네임이 ‘코레일 기관사’인데, 각종 MTB 대회에 출전하면 다른 선수들이 “기관사님~” 하며 인사하세요. MTB 분야에서 나름 공인이다 보니 ‘코레일 기관사 김동만’이라는 고유명사로 사람들에게 인식된 듯합니다. 상을 받으면 “한국철도 기관사입니다! 정시율 1등! 안전성 1등인 우리 한국철도를 많이 이용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힙니다. 시상대에 오를 때마다 우리 공사 홍보를 많이 하고 있죠.(웃음) 제 본업인 한국철도 기관사직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한편으로는 MTB를 통해 또 다른 얼굴을 갖게 되었답니다.

기자 MTB가 본연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집에서 사업소까지 약 30분 거리인데, 매일 MTB 타고 출퇴근합니다. 동물적 감각이 필요한 기관사직을 수행하는 데 업무 집중도 향상은 물론, 항상 심박이 안정되어 있어 이례 사항 발생 시긴장하기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기자 새해 계획은 무엇인가요?
규정과 기술 공부를 다시 완벽하게 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적확인 환호응답’을 깔끔한 톤으로 명확하고 절도 있게 수행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책임 사고, 사상 사고가 없었던 것처럼 2020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더저 자신을 자극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또 MTB 선수로는 스스로를 더 낮추고 여러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싶습니다. ‘겸손’과 ‘초심’, 이 두 단어를 실천하는 해로 만들겠습니다!

김동만 기관사의 새로운 도전은 ‘MCT(Masters Cycling Tour) 로드 사이클 대회’ D리그 출전이다. 모든 대회에서 컷오프를 당하지 않는 50대 선수는 김동만 선수를 포함해 단 2명에 불과하다. 쟁쟁한 20~30대 선수들과 경쟁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그는 한국철도의 진정한 프로가 아닐까! 가슴에 한국철도 로고를 품고 달리는 그의 애사심과 열정이 매서운 추위마저도 잊게 만든다.
맹추위를 이겨내며 묵묵히 철도를 위해 근무하는 모든 ‘한국철도인’에게 필자가 느낀 뜨거운 열정이 전해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