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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 아이,
당한 엄마가 만드는
따뜻한 밥상   

2018년 11월 부산역에 문을 연 ‘소당 한 그릇’은 이름부터 의미가 깊다.  소당은 ‘소중한 아이, 당당한 엄마’의 첫 글자를 따서 지었다.
한국철도는 미혼모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철도 역사 내 자립 영업장을 제공하고 전체 수익을 미혼모 지원 사업에 재투자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글과 사진 정석진(부산경남본부 경영인사처)

생활 철도의 역할

서울과 부산은 1000리 길이었다. 조상들은 ‘1000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마음으로 열흘 이상을 걸었을 것이다. 1905년 1월 1일에 개통한 경부선은 1000리 길을 14시간 만에 주파했다. 축지법이 따로 없었다. 천지가 개벽한 것이다. 철도역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도시로 발전했다. 종래의 철도가 축지법을 써서 시간과 공간을 단축해왔다면, 현대적 의미의 철도는 국민 생활과 지역 경제에 공헌하는 ‘생활 철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렇다면 생활 철도의 역할 중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많은 활동 중에서도 ‘공공 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이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사회복지를 실현하는 가치, 균등한 성장에 도움이 되는 가치 등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한국철도의 사업을 소개한다.

 

미혼모 CEO 만들기 프로젝트, 소당 한 그릇

현재 국내 한 부모 가정은 15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10.8%를 차지하며, 이 중 미혼모는 2만2000명으로 전체의 약 1.4%에 해당한다(2017년 통계청). 특히 미혼모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고 홀로 생계와 양육 등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고충이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부족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다수 미혼모가 자녀 양육을 포기하는 실정이다. 국철도는 이러한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철도 자산을 활용한 미혼모 자립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대한 실질적 실행 방안으로, 다양한 전문가 등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미혼모 CEO 만들기 프로젝트-소당 한 그릇’을 실행했다.
미혼모 선정, 후원 및 지원, 법인 설립 등 관계 기관(지자체, 사회적 단체)의 필수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철도는 부산광역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다자간 MOU를 체결했다. 더불어 기관별 역할을 정립한 후 한국철도의 영업장 공간 지원, 영업 노하우 전수, 영업장 임대료율 인하 및 계약 이행 보증금 면제 등 미혼모를 위한 특화 사업을 진행했다. 또 한국철도의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 취지에 공감한 (사)PPL(북한 이탈주민 자립을 위한 외식업 창업 교육 및 소셜 프랜차이즈 운영)의 협조로 레시피를 무상으로 전수하는 등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각계각층이 발 벗고 나섰다. 대통령 영부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의 관심으로 출발한 ‘소당 한 그릇’은 현재 5명의 미혼모가 라멘과 덮밥을 주메뉴로 주 5일(주간 위탁 보육 가능 시간 오전 10시~오후 3시) 운영하고 있다. 제2의 창업주로 성장하기 위한 요리·양육 · 창업 이론 및 심리 상담 등 지속적 교육과 더불어 여성가족부로부터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았고, 올해 2호점도 개장할 예정이다. 한국철도의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은 단순히 불우 이웃 돕기 행사가 아니다. 삶의 근본 형태를 바꾸는 사업을 통해 사회 일원으로 재탄생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 자립을 통해 국가 세금 수혜자에서 납부자로 변화시키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