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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캘리그래피 지용태(해외남북철도사업단 남북대륙사업처)

출근길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니
어릴 적 남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가 생각났어요.

새해에 뛰어오르느라 힘들죠?
오늘 아침은 모처럼 아들 녀석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학원 갈 때 가끔 태워주던, 10여 년도 훨씬 지난내 차를 끌고 출근했어요. 창에 부딪히며 부서지는 임의 햇빛이 얼마나 눈부시던지 한동안 시야가 흩어져 애를 좀 먹었답니다.
새벽을 밀쳐내고, 또 산이란 놈을 딛고 웅장하게 솟아나는 해는 감히 쳐다보기 어려운 경이로움이 있거든요. 무서운 눈빛을 쏘아대는 햇살이 마치 인생 함부로 낭비하지 말라고 다그치는 출근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란 인간은 시간을 핑계로큰 나를 보지 못하고 작은 내 안에서만 맴돌며 그렇게 한 해 한 해를 보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정작 난 그렇게 살지 못했으면서 후배들에게는큰 인생, 멋진 인생을 살라고 강요했네요. 힘든 짐을 강요해서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용서를 구하기보다 지금부터라도 더 큰 미래를 그려나가라는 마음임을 잘 알고 있으리라저 혼자 생각해봅니다.
출근길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니 어릴 적 남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가 생각났어요. 봄날 눈 녹은 차가운 강물의 거친 물살을 거슬러 기어코 산란 터로 향하는 물고기. 그 기회를 노려 낚시라는 이름으로 많은 이득을 취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후까지 힘을 쏟아내는 장엄함. 그것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그냥 본능이라 생각하고 접기엔 너무 아쉽습니다. 아마도 그 본능이 쌓이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죽음을 기꺼이 맞는 의연함이 본능을 만들 터.
새로움은 늘 설레게도 하지만 두렵게도 한다는 걸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렘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고요. 힘은 능력이나 가진 것에서 오는 것도 일견 맞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새로움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새해여, 그대의 햇빛이 우리에게 쏟아붓는 힘, 물고기가 물살을 거슬러 올라 산란 터를 찾는 힘, 그 이치를 잘 알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의 힘. 새해에는 우리에게 그런 간절함으로잘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도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들다’와 ‘기운차다’는 같은 의미가 아닐까요?
변하지 않는 단단함으로, 때로는 섬세한 부드러움으로 세상을 향해 뜨겁게 외칠 수 있는 힘 있는 사람, 다가올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기운찬 사람. 새해에는 그런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