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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가 달리는 선로 위로 야생동물이 갑작스럽게 진입할 때가 있다. 이를 막는 것은 승객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 중국, 일본, 러시아의 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글 김영도(해외철도남북사업단)

일본은 야생동물 진입 방지를 위해
동물이 싫어하는 기피제를 살포하고,
선로 주변에 침입 방지 그물을
설치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효과가
없었다. 또 동물과 열차가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운행 지연을 줄이기 위해
배장기(기관차나 열차 앞에 달아서 선로
위에 있을지 모르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기구)를 설치했다. 하지만 동물 충돌로
인한 수송 장애는 2018년 135건으로
전년 대비 1.6배 증가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해수왕’이라는 야생동물
기피 장치를 설치했다. 해수왕의 주요
기능은 LED 조명을 발사하고, 스피커로
해충이 싫어하는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것. 적외선 감지 센서가
내장되어 있으며, 태양열을 이용해 전원
없이도 작동된다. 설치 지역에 아직까지
동물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효과가 좋은 듯싶다.
또 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울타리도
설치했는데 이 역시 효과를 봤다고
한다. 해수왕과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은
곳에는 구충제를 살포했다. 구충제의
역할은 동물이 싫어하는 냄새를 이용해
선로 진입 자체를 방지하는 것이다.
구충제에 쓰이는 재료로는 멧돼지
퇴치에 좋다는 강력한 고추 추출물과
사슴 퇴치에 유용하다는 불가사리를
사용했으며, 살포 후 동물 충돌 건수가
감소했다고 한다.

중국은 야생동물이 선로에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선을 건설할 때
다양한 야생동물 통로를 설치하곤 한다.
우선 철도연선에 큰뿔양, 티베트영양
등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친절하게
33곳이나 설치했다. 농장 근처에도
야크, 양, 당나귀 등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20여 개의 통로를 만들었다.
즉 동물들이 철도와 접촉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듯,
시민 의식이 없는 동물들이 그 통로로만
지나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은 대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고속 선로 주변에 경계 침입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선로에 CCTV
같은 단말기를 설치하고, 이 단말기가
동물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철도국
모니터링 센터로 전송된다.
그러면 현장에 미리 설치해둔 장비에서
소리, 빛, 진동, 광파 등을 발사해
동물을 쫓는 것이다.

러시아의 경우 동물의 공포심을 이용해
야생동물과 열차의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 ‘UOZ-1’을 구축했다.
높이 110cm, 폭 30cm의 원통형으로
동물이 주로 건너는 선로 양쪽에
70m 간격으로 설치했다. 철도 자동
시스템에서 수신된 신호에 따라
자동으로 소리를 낸다. 높은 와이어
펜스에 비해 투자 비용이 저렴하고
열차가 없는 경우 동물이 선로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바르샤바 생명과학대학은 테스트 결과
UOZ-1이 야생동물이 선로에 침입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치를 활성화했을
때 대다수 동물이 달아나는 모습이
관찰됐으며, 동물과 열차 사이의 충돌
위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