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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일 새벽 2시, 충북본부 관내 충주, 제천, 단양 등지에 호우경보가 발령되었다. 예상 강수량은 하루 300mm. 숫자만으로도 중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강우량에 따라 7월 27일부터 가동한 충북본부 재해대책본부가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글 정용주(충북본부) 사진 제공 홍보문화실

사상 초유의 강우량

시간당 최대 80mm의 폭우가 쏟아져 선로가 침수되고 노반이 유실됨에 따라 ‘안전하지 않으면 운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의거해 충북선, 중앙선, 태백선 등 전 열차 운행을 중지했다. 아울러 영업처와 시설처, 전기처는 각 소속 근무자를 통해 강수량을 확인하며 좀 더 자세한 시설물 피해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침이 되면서 현장에 나간 모든 직원이 철수해야만 했다. 엄청난 강우량으로 인적 피해가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시설물 피해 확인보다 직원 안전이 중요했다. 각 사무실에서 대기 명령을 받은 직원들은 서둘러 위험 장소를 벗어나 안전한 사무실로 이동했다. 그러나 엄청난 강우량은 직원들의 퇴로를 막기도 했다.

전기가 끊긴 공전역을 확인하기 위해 이동하던 전기 분야 직원은 하천이 범람해 물에 잠긴 도로에서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고 걸어서 현장을 벗어났으며, 삼탄역을 점검하기 위해 출동한 전기와 신호 분야 직원은 통행 도로가 유실되어 삼탄역에 고립되고 말았다. 그 순간 삼탄역의 직원과 시설 분야 직원은 마치 바다같이 변한 삼탄역 구내를 망연자실 바라보다가 사무실로 밀려드는 물을 막기 위해 급히 모래주머니로 벽을 쌓기 시작했다. 현장의 설비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노심초사 발만 동동 구르던 직원들은 오후가 되면서 잦아든 빗속을 뚫고 다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삼탄역사 맞은편은 계곡과 폭포가 생겨 암석이 역 구내에 하나의 작은 산을 만들었고, 역 근처의 명서천 인근은 노반이 모두 물에 떠내려가 철로만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제천조차장 구내 상선은 붕괴되어 밀려온 토사가 300m 가까이 선로를 덮었으며, 충북선은 물론 중앙선과 태백선까지 크고 작은 산사태와 선로 유실이 발생했다.

온 힘을 다한 복구의 손길

충북본부 직원들은 우선 피해 규모가 비교적 작은 중앙선 복구에 나섰다. 신림시설사업소와 신림신호주재 직원들은 구학역 북쪽 유실된 선로의 배수로를 정비한 뒤 자갈을 채우고, 건널목 경보 장치 등을 바로 세워 임시 복구를 했다. 또 삼곡~도담 등을 비롯해 선로 유실 개소에 집중 투입해 선로를 복구하고, 모터카 운행을 통해 선로 상태를 확인했으며, 수해 하루 만인 8월 3일부터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그러나 충북선과 태백선은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접근 도로가 끊긴 탓에 시설물 피해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충북본부는 우선 개통된 중앙선에 역량을 집중했다. 매일 첫 열차가 운행하기 전에 모터카를 통해 선로 상태를 확인함은 물론, 시설·전기 직원들이 비가 소강 상태일 때마다 현장 점검을 통해 열차 안전 운행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비가 좀 잦아들고, 도로로 범람한 물이 빠진 뒤에 확인한 공전역은 북쪽 선로에 삼탄역과 같은 암석 산이 발견되었고, 공전~삼탄 구간 역시 10여 개소의 유실을 확인했다. 충북선 삼탄~공전에서 확인한 선로와 전기 시설물의 피해 규모는 대략 따져도 60억 원 넘게 추산되었다. 충북본부는 충북선 복구에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다시 태백선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선 산적해 있는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해 제천~입석리 구간 복구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시설 분야 직원들은 수 개소에 달하는 선로 유실 구간을 복구하는 데 나섰고, 선로가 복구되면서 모터카와 점검 열차 운행을 통해 열차 운행의 안전을 세세히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재해대책본부장인 충북본부장과 각 처장을 중심으로 재해 대책 근무자들은 아침저녁으로 1일 2회 상황 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시설 복구와 점검 열차 운행 등을 논의하며 유기적 협조 체계를 이어갔다.

값진 결실, 안전 철도는 우리의 사명

일주일 이상 비가 계속되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동료애는 빛났다. 각 역장들은 소속의 시설 직원을 방문해 다과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제천기관차사업소 기관사들은 개인이 보유한 드론까지 들고 토사 붕괴 현장을 점검하는 일을 지원했다. 모터카와 점검 열차에는 본부장을 비롯해 각 처장과 안전·시설·전기 분야 직원들이 승차해 작은 위험 요인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되었고, 발견한 선로 유실 개소 등은 전기 분야 직원의 전차선로 단전 확인과 시설 분야 직원의 노반 보강 등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안전하게 복구했다. 그 결과 드디어 태백선 복구 완료와 함께 열차 운행이 재개되었다.

그야말로 충북본부 전 직원이 함께 흘린 땀의 결실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8월 중순, 충북선 개통은 아직도 보름이나 남았다. 그러나 우리 사우들이 이 글을 보는 9월이면 충북선도 열차가 다니고 있을 것이다. 삼탄역에 국무총리를 비롯해 많은 분이 다녀가셨지만, 그래도 가장 가까이에서 직원을 격려해주신 사장님의 말씀처럼 충북본부 직원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빛났고, 좌절하지 않는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열차를 다시 국민의 품에 안겨주었다.

이제는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를 때. 충북본부 직원 모두는 이번에 겪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역량을 배가해 우리 국민의 철도를 안전하게 지켜나갈 것이다.

충북선 삼탄~공전에서
확인한 선로와
전기 시설물의 피해
규모는 대략 따져도
60억 원 넘게 추산되었다.

충북본부는 충북선
복구에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다시 태백선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