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Friendly, PDF & Email

미지의 광선, X-선을 발견하다

당신의 뼈 모습이 궁금하신가요?

병원이나 공항에서 요긴하게 사용하는 X-선은 발견자 뢴트겐도 그 정체를 몰라 부른 이름이다. 그러나 X-선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의학뿐 아니라 방사선학, 핵물리학, 양자역학 등 현대물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글 이유미 참고 자료 〈우연과 과학이 만난 놀라운 순간〉(라파엘 슈브리에), 〈세상을 바꾸는 작은 우연들〉(마리노엘 샤를)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

뢴트겐이 찍은 아내의 손.

X-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체 부위.

뼈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X-레이, 즉 X-선 촬영이다. 신체나 사물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X-선은 두꺼운 피부나 표면을 투과해 검은색 화면에 흰색으로 음영을 만들어낸다. 병원뿐 아니라 공항 등지에서도 요긴하게 사용하는 X-선은 1895년에 발견했다.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라 손가락뼈가 훤히 보이는 X-선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당시 언론에서 “감히 생각하지도 못한 기상천외한 발견!”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X-선은 어떻게 발견했을까?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Wilnelm Conrad R¨ontgen)은 크룩스(Crookes)관을 이용해 낮은 압력의 가스에서 전류가 통과하는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크룩스관은 금속으로 된 양극과 음극이 양 끝에 붙은 유리관으로, 양극에 높은 전압을 가하면 크룩스관 내부는 진공상태가 되고, 그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깔을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1895년 11월 8일, 뢴트겐은 더 효과적인 실험을 위해 빛이 통과할 수 없도록 크룩스관을 두꺼운 검은색 마분지로 감쌌다. 그런 뒤 음극선관에 고압의 전류를 흘려보냈다. 뢴트겐은 실험 장치를 유심히 관찰했지만 어떠한 빛도 음극선관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실험 장치 맞은편 책상 쪽에서 나오는 희미한 빛을 보았다. 그 빛은 음극선이 닿으면 형광빛을 띠는 백금시안화바륨 용지에서 발광하고 있었다. 공기 중에서도 겨우 3cm 정도밖에 날아갈 수 없는 음극선이 수 미터나 떨어진 책상 위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니! 뢴트겐은 백금시안화바륨 용지와 반응한 것은 음극선이 아닌 다른 종류의 빛이라고 직감했다.

뢴트겐은 이 보이지 않는 빛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납 상자로 인해 생기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납 상자를 들고 있던 자신의 손가락뼈 형상이었다. 이 형상을 기록으로 남길 수 없을까 고민하던 뢴트겐은 당시 유행하던 사진을 이용했다. 실험실에 사진 건판(감광판의 하나)을 준비하고 아내인 안나 베르타의 손을 X-선으로 촬영하자 손가락뼈와 함께 반지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X-선으로 찍은 최초의 방사선 사진이 탄생한 것이다.

물리학의 새 역사를 쓴 X-선

X-선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던 뢴트겐은 수학에서 모르는 양을 흔히 X로 표시하듯 이 빛을 X-선이라고 명명했다. 그해 12월 28일 뢴트겐은
‘새로운 종류의 광선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뷔르츠부르크 물리학·의학협회에 논문을 제출했다. 사실 X-선은 뢴트겐보다 앞선 여러 과학자가 발견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크룩스관을 개발한 윌리엄 크룩스는 음극선 주변에서 사진 건판이 흐려지는 것을 매번 불평하기만 했고, 음극선 성질을 먼저 연구한
필립 레나트르는 발광 현상을 실험 장치의 문제로 여겼다. 뢴트겐처럼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해 그 원인을 밝히려고 하지 않은 것이다.
X-선의 발견은 의학뿐 아니라 방사선학, 핵물리학, 양자역학 등 현대물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뢴트겐의 발견에 자극받은 프랑스 물리학자 앙투안 베크렐은 우라늄에서 최초로 방사선을 발견했고, 영국 물리학자 조지프 존 톰슨은 전자를 발견했다. 원자핵물리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뢴트겐은 1901년 제1회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리고 X-선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도 있었다. 독일 한 재벌가에서 X-선의 특허를 양도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뢴트겐은 “X-선은 내가 발명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을 발견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온 인류가 공유해야 한다”며 특허 신청을 끝내 거절하고 세상에 내놓았다. 정작 자신은 죽을 때까지 어렵게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덕분에 인류는 더 건강하고 나은 세상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뢴트겐은 이 보이지 않는 빛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납 상자로 인해 생기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납 상자를 들고 있던 자신의 손가락뼈 형상이었다. 이 형상을 기록으로 남길 수 없을까 고민하던 뢴트겐은 당시 유행하던 사진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