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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SQL> 저자

IT운영센터 한상일 

“일을 하면서 정리하다 보니 책이 되었습니다. 가르치며 배운 자료를 차곡차곡 모았거든요. 실수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죠. 저도 저자가 되어 뿌듯합니다.” 누구는 책을 쓰는 일이야말로 ‘이립(而立)’이라고 한다. 자신의 단어로 책을 엮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뜻을 세우는 일’이라고. IT 한 우물에서 길어 올린 지식을 책으로 펴낸 한상일 님. 10년여 철도 인생 낱장이 모여 작은 이정표를 세웠다는 그의 책과 함께 삶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글과 사진 박병남 기자(홍보문화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한 철도인의 교재 제작

시작은 문제 인식과 열의에서 출발했다. 한때 IT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공사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고액의 강의료를 주고 외부 강사를 초빙했다. 실력도 뛰어났고 강의 수준도 높았다. 다만 철도 IT 실무에 바로 적용해 안정적 서비스와 유지·보수 업무를 할 수 있는 교육보다는 좀 더 심오한 전문 분야를 다루다 보니 우리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런 방식의 교육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쓸모 있을 배움이고, 누군가에게는 관심 있는 교육일 수 있다.

“철도 IT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직원들 실무에 도움이 되는 기본서가 필요했거든요. 의무감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사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2년 넘게 걸렸습니다. 출판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이 헛되진 않을까 염려도 했죠. 주위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도움을 받기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출판사에 연락해 저와 책을 함께 소개했어요. 답도 오지 않은 곳도 몇 군데였습니다.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적이라도 해주면 바꾸기라도 할 텐데 답답했죠.”

막막하기만 한 가운데서도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않은 원동력은 흥미였다. 컴퓨터는 유일한 취미였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일단 시작했으니 습관처럼 써 내려갔다. 그는 책을 집필하고 싶은 사우들에게 관심 분야를 골라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말한다. 첫 장을 쓰는 것이 가장 힘들고, 그다음부터는 한 장씩 채워나가면 된다고. 얼개를 짜고 수정하는 것은 수시로 바뀌면서 완성된다.

“많은 분량을 한 번에 다 쓸 수는 없었죠. 인재개발원에서 만든 강의 자료도 취합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더했습니다.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표준화하고 직원만을 위한 부분을 특화하기도 했고요. 출판사와 협의하며 내용을 풀어 썼는데, 사실 직원을 위한 부분의 비중이 큽니다. 마지막 단락이 그래서 더 의미가 있죠. 철도 분야에 쉽게 접목할 수 있을 겁니다.”

목표에 매몰돼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을 위해 쉬라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책을 쓰면서 배운 또 하나의 노하우다. 한상일 님은 주중 바쁠 때 애써 글을 쓰려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업무를 위해 푹 쉬고 주말에 여유롭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 조급해하기보다는 꾸준히 원고를 완성해나갔다. 컴퓨터 관련 책이라고 해서 그 분야 책만 뒤적이지도 않았다. 소소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고 느긋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삶에 여백이 있어야 책도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이 편안해지면 책 쓰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일찍 결혼해 아들이 군대에 갔거든요. 당시에는 스물여덟이 일찍도 아니었지만, 지금 다 키워놓고 보니 저도 책을 쓸 한가로운 시간이 생겼습니다. 시간이란 게 미리 쓰고 미뤄 쓰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여유가 생겨 그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딱히 다음 계획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겠다’보다는 ‘무엇이든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태도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켜켜이 쌓이는 일들이 있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일은 어느 순간 정리할 때가 되면 책이 될 수도 있고, 더 좋은 기억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SQL란?

<하루 10분 SQL>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컴퓨터 언어의 일종인 ‘SQL’을 쉽게 배우는 입문서다. SQL은 ’Structured Query Language’의 약자로, 구조화 질의 언어를 뜻한다.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때 사용하는 언어, 정해진 질문을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로 영어 문장과 비슷한 구문이라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단순한 질의 기능뿐 아니라 정의 기능과 조작 기능도 갖추었다. 흔히 아는 프로그램 언어 코볼, C 등의 호스트 언어로 된 프로그램에 널리 사용한다.

본문에 싣지 못한 우문&우답

표지의 검은 고양이는 당최 무엇? –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 표지 콘셉트가 동물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대부분 추상화한 동물 모양이죠. 저에게도 출판사에서 어떤 동물이 좋으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귀여운 베이지색 고양이를 떠올렸지만, 표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강한 느낌의 검은 고양이로 부탁했죠.

철도 IT 분야에서 디지털 뉴딜의 영향도 받나? – 이 분야가 조금 특이한 게 철도 IT 분야에서도 본사의 특정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업무와는 관련성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다만 다른 철도 IT 분야는 영향을 받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보다는 총괄적 답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소프트웨어나 프로그램 등 개발하고 싶은 게 있나? – 저는 현재 철도 시스템 중 계획 부분에 해당하는 시스템을 다루고 있습니다. 10여 년 넘게 같은 시스템을 했는데도 아직 모르는 게 많습니다. 저는 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현재 있는 시스템을 분해하거나, 조립이 가능한 업무 패키지를 국내 신규철도 업체나 해외에 판매하고 싶습니다.

책 속에서 가장 의미 있는 문장은? – <하루 10분 SQL>은 SQL 명령을 하나씩 실행해 결과를 확인하는 책으로, 딱히 하나의 문장을 의미 있게 얘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의 응용 분야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많은 시간 조금씩 배운 명령어를 조합해 실무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부분이죠. 응용까지 마쳤다면 초급은 넘어섰다는 의미입니다. 응용 분야는 넘어야 할 산의 정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진짜 하루 10분이면 SQL을 독학할 수 있나? – 이 책의 SQL 하나의 명령은 3분에서 10분 사이에 연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루 10분이라는 것은 10분 단위 계획으로 부담 없이 가볍게 명령을 연습해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