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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잘 부탁해!
내 감정을 보살피는 슬기로운 감정 생활

유난히 빠르게 지나간 것 같은 2020년을 뒤로하고, 어김없이 새해가 왔다. 연초의 연례행사로 손꼽히는 생활 점검과 목표 수립 단계에 있다면 주목해보기를 바란다.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좀 더 노력했더라면, 좀 더 용기 냈더라면’ 하는 후회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채찍질은 때로 고통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위기도 흔들림도 많던 2020년. 새삼스러운 아쉬움은 잠시 미뤄두고, 위기와 불안에 좀 더 굳건해질 수 있는 감정 생활 노하우를 알아보자. 문제를 올바르게 진단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보살피는 것에서 시작할지 모른다. 감정을 조절하는 힘은 타인과의 관계에도, 나 자신과의 관계에도 유용하다.

글 이채연 참고 자료 최성남, <나는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 행복한 인생전환 수업>(마인드북스, 2019), 쉬셴장,
<하버드 감성 수업(탁월한 감성지수가 인생의 성공을 부른다)>(리드리드출판, 2020)

‘마음의 지능 지수’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많은 이와 교류하는 우리는 원하지 않는 감정에 휘둘릴 때가 잦다.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데, 감정 조절의 핵심은 ‘감성지수’다. 감성지수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마음의 지능지수’를 뜻한다.
<하버드 감성 수업>의 저자 쉬셴장에 따르면 감성지수는 꾸준히 단련할수록 높아진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반복하고 인지하면 위기와 좌절의 순간에 중립을 유지할 수 있을 터!오늘부터 내 감정을 관찰해보는 건 어떨까? “길이 험할수록 피는 꽃은 아름답다”는 말처럼 어제보다 오늘 더 단단해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차근차근 나아가보자.

CASE 1 모든 게 제 탓인 것 같아요

신입 사원 B 씨는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또 무슨 실수를 한 건 아닌지… 이름이 불리는 순간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두려워한다. 아닌 게 아니라, B 씨는 지난달 재고 정리 과정에서 큰 실수를 범해 이곳저곳 불려 다니며 눈초리를 받은 경험이 있다. 불안은 커져가며 의욕은 떨어지고, 결국엔 매번 자신만 탓하게 되는 B 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SOLUTION 인지하지 못한 채 실수를 저질렀거나, 어리석은 실수로 곤경에 빠졌다고 해도 너무 자책해서는 안 된다. 자책과 자기 연민, 좌절감에 자신을 방치하기보다는 실수를 바탕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부끄럽다는 생각에 자기 잘못이나 실수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이도 많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발전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와 타인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언이 필요할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다.

CASE 2 화가 난다, 화가 나!

직장인 K 씨는 오후 내내 메신저 창을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오늘 발표하신 내용 제가 낸 아이디어 아닌가요? 조금 어이가 없네요!” 며칠 전 M 씨와의 가벼운 대화 중 대수롭지 않게 꺼낸 아이디어가 오늘 M 씨의 발표에 등장했다. 아이디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M 씨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로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M 씨와 달리 아이디어를 공론화지 못한 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인 것 같기도 하다.

SOLUTION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가급적 의사소통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일단 감정을 절제하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부정적 감정의 대상이 나 자신일 때도 적용된다. 자신의 행동이나 선택에 부정적 감정이 일었을 때 무턱대고 화를 표출하는 것은 자책이나 혐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상황을 정리한 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CASE 3 독일까 약일까, 그것이 문제예요

“A 씨는 늘 보고서가 아쉬워. 보기 쉽게 간략하게 정리할 수는 없을까?” 선배의 이러한 지적은 A 씨를 언제나 주눅 들게 한다. 정말 자신의 실력이 그렇게 별로일까? 발전이 아예 없는 걸까? 필요한 충고임은 알지만, 여러 번 반복되는 싫은 소리에 마음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 자존심도 속도 상한다.

SOLUTION “비판은 유쾌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이다.”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상대방의 비판은 역량 향상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비판을 공격으로 인지하지만, 그것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일단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대의 비판에 더 깊이 파고드는 질문을 던져보자. 그리고 개선점을 발견하고, 실천으로 옮기자. 어렵다면 대안을 묻는 등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 중 하나임을 염두에 두자.

CASE 4 나만 뒤처지는 걸까요?

내년이면 직장 생활 10년 차에 접어드는 H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 그럴싸한 삶을 즐길 경제적·정신적 안정을 갖출 수 있을 거라 상상했지만, 현실은 그것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나를 제외한 주변 모두가 잘 지내는 것 같고, 팍팍한 일상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몰려온다. 새해를 맞아 지난해의 성과를 점검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다 보니 더욱 초조해진다. 후배들의 생기도, 선배들의 여유도 부럽기만 하다.

SOLUTION 더 많은 연봉, 더 높은 지위, 더 나은 문화생활, 더 다양한 취미 등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유형의 매혹적인 성공을 꿈꾼다. 성공은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다. 물질적 부나 사회적 지위도 결국 수많은 척도 중 하나로,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자신의 단점을 타인의 장점과 비교하며 불안에 휩싸이고는 한다.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잊은 채 말이다. 장점을 떠올리며 자기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보자. 이루지 못한 것보다는 이룬 것에, 실행하지 못한 것보다는 실행한 것에 중점을 두고 말이다.

당신, 혹시 번아웃?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경험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극심한 피로가 풀리지 않고, 무슨 일을 해도 즐겁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마음의 피로로부터 거리 두기

같은 일을 장기간 지속하면 에너지와 창의력이 고갈되고, 지겨움·싫증·나태 등의 감정이 커지기 마련이다. 일의 성과 역시 무난한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일과 일상의 적절한 구분과 시간 배분이 필요하다. 일의 경중을 고려해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숙면도 취해야 한다.
너무 높은 목표를 세워놓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은 금물! 어떤 일을 능력 밖이라 여기면 목표를 조정하거나 잠깐 내려놓는 태도도 필요하다. 번아웃을 경험한 많은 이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과거의 선택 혹은 결과에 집착한다.
과거에 일어난 결과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바꿀 수는 없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적절한 태도는 과거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