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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태주는 ‘풀꽃’이라는 작품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명문장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보는 건 어떨까? “천천히 보아야 더 잘 볼 수 있다”고. 빠르게 달리는 열차 속에서 만나는 창밖 풍경은 아무리 눈길을 사로잡더라도 찰나에 그치고 만다. 구석구석 살펴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 하지만 정차한 곳에 내려 발을 딛는 순간, 우리는 장소가 주는, 자연이 품은, 건축물이 드러내는 진면목을 상세히 확인하게 된다. 이렇듯 천천히 보아야 제대로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해외 도시의 진가를 제대로 누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걷거나 또는 자전거를 이용해 하나의 도시를 느긋하게 알아가는 시간.

정리 편집실

덴마크 – 코펜하겐

친환경 투어의 모범, 자전거 타고 떠나는 여행

코펜하겐에서는 자동차나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전 국민의 62%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코펜하겐은 세계 최고의 자전거 도시다. 최근 이곳에서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광받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어릴 때부터 코펜하겐을 누비며 도시에 깊은 애정을 지닌
두 친구가 만든 ‘코펜하겐 쿨(Cph:cool)’이라는 투어 방식이다. 코펜하겐 쿨은 도시를 보고 느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자전거를 타고 코펜하겐을 둘러보는 ‘그린(Green)’과 ‘바이크(Bike)’ 투어는 왜 이 도시가 친환경이라는 말로 설명되는지 알게 해준다. 맑은 공기를 가르며 깨끗한 강과 도시 정원, 녹색 지붕,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등을 알아가는 과정은 코펜하겐의 매력을 배가해준다.
문의www.cphcool.dk

전국민의 62%가 자전거를 애용한다는 코펜하겐. 이곳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여행할 수 있는 친환경 투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 출퇴근, 통학뿐만 아니라 시장을 가거나 산책을 다녀올 때도 자전거 이용을 즐기는 덴마크 사람들.

아르헨티나 _ 부에노스아이레스
작가의 상상력을 엿보는 문학 투어

문학의 거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정치가 호세 에르난데스, 1900년대 아르헨티나 영화의 주역이던 각본가 세사르 티엠포 등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아르헨티나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흥미로운 투어가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르헨티나 문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직접 만든 ‘문학 투어’다. 약 3시간 동안 작가들의 생가나 그들이 걸은 공원, 영감을 받은 장소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이뤄진 문학 투어는 공원에서 작가들의 짧은 글을 읽거나, 카페에서 아르헨티나 문학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책이란 자율적인 실체가 아니다. 책은 수많은 관계의 축이다”라는 보르헤스의 말처럼 문학은 그것을 쓴 장소와 깊은 관련이 있다. 아름다운 글과 함께하는 투어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나자.
문의 www.literaryexperience.com

평소 라틴 문학을 잘 알지 못했던 이들이라도 괜찮다. 아르헨티나문학에 정통한 가이드가 상세하게도시 속 숨은 문학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 아르헨티나 문학을 세상에 알린 작가 보르헤스를 기리는 동상과 옛 골목이 여전히 부에노스아이레스 곳곳에 남아있다.

조지아 _ 트빌리시
여행을 기록하는 다양한 방법

‘코카서스 삼국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조지아는 동유럽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나라다. 이곳의 수도인 트빌리시는 특히 화려하기로 유명한 여행지. 자유광장(Liberty Square), 마리오네트 극장(Marionette Theater), 시오니 성당(Sioni Cathedral), 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 등 역사적 장소가 많은 트빌리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현지인과 함께 걷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 실제로 지역 주민이 가이드로 활동하는 ‘트빌리시 프리 워킹 투어’는 대표 관광지부터 구글맵에도 나오지 않는 공간과 맛집까지 찾아줘 여행자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하다. 트빌리시 투어 시리즈는 무료와 유료 투어로 나뉘며, 그중 유료 사진 투어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 촬영 팁부터 트빌리시 전역을 돌며 그림 같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안내한다.
문의 www.tbilisifreewalkingtours.com

트빌리시 투어 프로그램에서는 외지인은 쉽게 찾을 수 없는 숨은 장소들을 현지인 가이드의 안내로 둘러볼 수 있다. / 트빌리시의 골목에는 세월의 아름다움이 묻어있는 다양한 공간, 여행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작품이 가득하다.

홍콩
도시의 숨은 예술을 찾아 나서는 시간

미식 투어, 쇼핑 투어의 도시로 알려진 홍콩이 ‘걷기 좋은 도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홍콩에서는 가벼운 산책을 ‘류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이름을 딴 ‘류다 투어(Liuda Tour)’는 홍콩의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며 도시에 담긴 문화와 예술의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200곳이 넘는 다양한 규모와 스타일의 갤러리 중 신선한 작품과 친근한 큐레이터가 있는 몇 곳을 엄선한 ‘갤러리 투어’는 현대 예술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데 더없이 좋다. 조각·설치·사진·회화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작품을 만든 아티스트와도 만날 수 있다. 또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식견을 알려주는 동시에 예술 시장의 비밀과 작품 경매를 할 때 흥정하는 방법에 대한 대한 꿀팁도 배울 수 있다.
문의(메일) info@liuda.com.hk